[100+] Min-kyeong Yoo

현재 하시는 일을 알려주세요.

연기를 직업으로 삼고 있습니다. 연극작품에서 배우로 활동하며,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어요.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삶에서도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예술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어릴 때 부모님이 일하러 가시면 동생과 저, 둘 뿐이었어요. 같이 애니메이션 영화나 만화를 보거나 서로 상황극을 하면서 놀았는데 그런 추억들이 오래도록 남아있네요. 초등학교 5학년 때 배우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처음 하게 되었어요. 국어책에 나오는 산타 이야기를 모두의 앞에서 발표했던 경험이 좋았거든요. 내향적이고 조용한 성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야기만큼은 너무 좋아한 탓에 다른 사람들이나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들려주고 싶었던 생각이 납니다.

요새 관심이 가는 주제나 테마가 있나요?

요즘에는 ‘나’를 알아가는 것에 관심을 두고 있어요. 집에서 요가를 하거나 명상을 하거나 책을 필사하면서, 스스로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지금 필사하고 있는 책은 소설가 한강의 <소년이 온다>에요. 책 속의 감정과 내용에 이입이 되어 읽는 것이 조금 힘들었지만, 필사를 하면서는 스토리에서 발생하는 이야기나 관계들을 거리를 두고 보게 되서 도움이 되더라고요. 사실 어떤 일을 두고 생각할 때 스스로를 많이 괴롭히는 편이에요. 요즘에는 점점 그런 나를 더 사랑해줘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돼요.

작품 창작 과정에서 지향하는 바가 있다면요?

작품을 연습하거나 공연하는 과정에서 아름다운 순간들을 발견하고 공유하는 것이 저에게는 무척 중요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아름다운 순간이란, 참여하는 모두가 진심으로 작업에 임하고 있을 때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좋은 멤버들과 하나의 작품을 좋은 연극으로 만들기 위해 소통하고 치열하게 싸워온 감각 때문에 지금까지 계속 연극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또, 연극은 관객과 함께 호흡하는 예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관객이 재미있거나 의미 있게 작품을 보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주로 합니다.

영향받은 아티스트나 작품이 있나요?

제가 처음 본 연극이 극단 차이무의 <변>이라는 작품인데요, 그때 무대에서 전혜진 배우님을 보고 연극배우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표현력이나 감정, 파워가 너무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그 이후로 그분이 나오는 영화나 드라마는 다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나도 연극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런 고민을 일기장에 적었던 기억이 나네요. 영향을 받은 작품을 딱 하나 고르기는 어렵고, 항상 다른 곳에서 새로운 영향을 받곤 합니다. 어떤 날은 이 작가가 너무 좋았다가 어떤 날은 다른 배우에게 영감을 받거나, 그림이나 음악에서도 영향을 받곤 합니다. 너무 우울해질 때는 그들의 작품을 보고 들으면서 좋은 에너지와 힘을 받아요.

연극의 매력을 알려주세요.

저에게 있어 연극을 한다는 것은 곧 사람을 이해하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연극을 계속 하는 것은 단순히 경력 뿐만 아니라 저라는 개인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마치 책을 읽는 것과 비슷해요. 새로운 작품을 만날 때마다 대본 속의 인물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게 되는데요, 인간관계나 감정표현 등… 물론 대본 속의 인물들이 풀리지 않을 때는 스트레스를 받지만요. (웃음) 사실 그러면 그럴수록 더 알고 싶어져요. 배우로서 가장 벅차 오르는 순간은 인물을 해석할 때 막혔던 지점에서 매듭이 풀렸을 때, 그 순간이 무척 매력적이에요. 또 관객 분들과 공연으로 마주했을 때 심장이 뛰는 것을 느껴요. 제가 드디어 살아있는 것 같거든요.

코로나 시대의 예술에 대하여

딱히 제가 나서서 무언가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그저 상황이 나아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하지만 예상치도 못하게 얻게 된 시간들 속에서, ‘그래, 이럴 때 아니면 언제 또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 있겠어.’라는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곤 합니다. 코로나가 시작된 이후, 이 시대를 관통하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관찰하고, 상황마다 느껴지는 저의 감각들을 기억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외 작품 창작의 형식에 대해서는 ‘비대면 작업만이 과연 최선일까?’ 하는 질문을 갖고 있어요.

그동안의 작업 중에서 인상깊은 에피소드가 있다면?

팀을 이룬 동료들과 함께 낭독공연을 기획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관객들의 피드백을 받아 발전시켜, 지원사업에 지원했는데 그 작품이 선정되어 공연까지 하게 되었어요. 세우아트센터 스토리 공모전에 뽑힌 <바닷물맛 여행>이라는 연극이에요. 당시에는 아무 생각 없이 ‘이 작품만은 꼭 해보고 싶다’, ‘정말 재미있네’ 라는 생각으로 작업을 계속 할 수 있었어요. 처음에는 걱정 반 모호함 반이었는데, 막상 해보니 뭔가가 되어 있더라고요. 이 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일단 하면 되는구나, 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게 되었어요.

아티스트로서의 삶을 되돌아 본다면?

다행스럽게도 그동안 했던 작업들과 만났던 사람들이 저에게는 모두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가는 과정에 꼭 필요했던 순간들이었구요. 물론 아직도 그 과정 중에 있습니다. 내 색깔을 찾았다 생각했는데 아닌 것 같고, ‘이거야!’ 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생각이 또 바뀌고… 그런 걸 보니 아마 이대로 계속 찾지 못할 것 같기도 하고, 그렇네요. (웃음)

꿈이나 목표가 있으세요?

나를 알아가고 사랑해주고 싶습니다. 더 유연해져야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몸도 마음도요. 개인적 삶에서도 연기적 측면에서도 유쾌하게 살아가고 싶어요. 목표를 잃지 않고 소소하게 즐거운 작업을 이어나갈 거에요.

인터뷰. 기자 장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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