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Jeong-ah Jang

현재 하시는 일을 알려주세요.

희곡을 쓰는 일을 하고 있어요. 글을 쓰거나 몸을 쓰는 등 여러가지 아르바이트로 하고요. 가끔은 작가로서가 아니라 각종 지원사업 프로젝트에서 기획이나 스태프으로 활동하기도 해요. 말하자면 프리랜서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작품 콘셉트나 추구하는 방향이 있다면요?

‘희극’을 잘 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희극이란, 웃음을 주는 요소를 담고 있으면서도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글에 가까운 것 같아요. 코메디를 잘 쓰는 사람이 되고 싶은데, 나이가 들수록 진지해져서 고민입니다. 웃음기가 빠지고 있어서 (웃음) 앞으로도 희극을 잘 쓰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영향받은 아티스트나 작품이 있나요?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한 건, 영화 <빌리 엘리어트>를 처음 보았을 때. 작품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이 다 공감이 가도록 그려낸 점이 인상깊었어요. 주인공 뿐만 아니라 빌리의 아빠나 선생님, 친구들의 입장이 전부 이해되고 그것을 갈등으로 풀어내는 이야기에 매력을 느꼈어요. 좋아하는 아티스트는 ‘주성치’입니다. 예대에 다닐 때, 거의 매일 도서관에서 영화를 한 편씩 보았는데, 우연히 <희극지왕>이란 영화를 보게 된 뒤 팬이 되었어요. 아무도 모르지만 주성치의 아류가 되려고 노력 중입니다. 주성치 ‘짝퉁’만 되도 제 목표를 이룬 거에요. (웃음)

예술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학생 때 시나리오 작가가 되는 걸 꿈꿨어요. 대학은 처음 철학과를 갔다 중퇴하고, 막연하게 시나리오 작가가 될 수 있겠지 라고 생각해서 극작과에 들어갔는데, 희곡 수업을 듣다보니 연극을 하게 됐어요. 졸업 즈음 문학, 방송, 드라마, 영상 등 여러 선택지 중에 무얼 할까 고민하다가 프로들은 어떤 식으로 연극을 만들고 있는지 궁금해서 극단에 들어갔어요. 그러다 2016년 서울연극센터 플레이업아카데미 희곡워크숍 멤버로 선정되면서 본격적으로 희곡을 쓰게 되었습니다.

주로 어디서 소재를 찾으시나요?

개인적으로 예술을 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아무도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생각에서부터였어요. 이해받고 싶어서, 그래서 글로 표현하는 방식을 택하게 된거라 생각해요. 저는 우유부단하고 걱정도 많은 편인데 제 이야기에도 소위 ‘찌질한’ 인물들이 자주 등장하더라고요. 스스로에 대해 알지 못해서 늘 괴로운 선택을 하고야 마는 사람들. 저와 그런 사람들에게 관심이 있어요. 또 일상 속에서 삶의 진실을 마주하는 순간을 그리는 이야기도 흥미롭게 느껴져요. 인생의 어떤 ‘서늘한’ 순간들을 바라볼 때요. 미시적이고 사소한 이야기들, 사람을 살게 하는 것, 또는 사소한 불행이 주는 성찰이나 발견이 제 작품의 주안점이에요.

연극의 매력을 알려주세요.

연극은, 자꾸자꾸 나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들잖아요. 저는 스스로에 대해 생각하는 걸 자학적으로 즐겨하는데, 어느 날 친구가 괴롭지 않냐 하더라고요. 맨날 성찰하고 반성하는데, 이러지 말아야지, 했다가도 또 반성하고야 마는. 그런데 연극은 그걸 해도 괜찮은 예술이잖아요. 할수밖에 없는. 또 연극이야말로 상상력에 제한이 없는 장르라는 데에 큰 믿음을 갖고 있고요. 빈 무대를 배우와 관객의 상상만으로 채울 수 있는 예술인 것 같고, 약속이 사라진 오늘날 같은 시대에도 ‘연극적 약속’이 통용되는 점이 멋있다고 생각해요.

아티스트로서의 삶을 되돌아 본다면?

지금까지는 내가 어떤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인가를 확인해온 과정이었어요. 세계관이나 규모가 큰, 혹은 정치/사회주의극보다는 스스로 미시서사가 가능한 작가라는 것을 사오년 정도 걸려 깨달았어요. 이제부터는 다른 이야기를 하되 어떤 식으로 나만의 스타일을 구축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주로 주변에서만 소재를 찾는 편인데 슬슬 이야깃거리가 고갈되고 있어서요. 왠지 초조하네요. (웃음) 새로운 시야를 확보하고 발견하는 시기가 찾아온 것 같아요.

코로나 시대의 예술에 대하여

개인적인 견해로, 만약 판데믹이 끝난다 해도 우리는 너무나도 쉽게 이전으로 돌아갈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여전히 사람들은 모이려 할 것이고, 여행을 가고, 대면에 가치를 두는 활동을 할거란 말이죠. 저는 아마도 꾸준히 ‘예전의 연극’을 하고 있을 것 같아요. 이야기 중심의, 극장에서 사람을 만나는 연극이요. 요즘 추세로 다양한 형식의 연극도 많아지고 있는데 저는 이전의 작업방식을 고수하면서 여전히 전통적인 극작법과 형식을 따라가리라 믿어요. 제가 좋아하는 연극이 그거니까요.

코로나 시대의 작품 창작 계획은?

요새 들어 예술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절실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저를 포함해서 사람들의 ‘민낯’을 마주하게 된 것만 같거든요. 그런 이야기들을 제 시각으로 표현해보고 싶습니다. 선하고 다정한 이야기도 쓰고 싶습니다. 돌이켜 보면 삶이 지치고 외로울 때, 인간에 대한 희망과 살아갈 힘을 얻었던 것들은 그런 작품들 덕분이었던 것 같아요.

하고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희극지왕’이 되겠습니다.


장정아 프로필

2019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포트폴리오》, 2017 세우아트센터 《바닷물맛 여행》, 서울시극단 플래시 온 창작플랫폼 희곡작가 선정, 서교예술실험센터 《장정아 단편선》외 다수 작품 공연.

인터뷰. 편집장 김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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